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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마르퀴즈 후즈 후 세계 인명사전 등재 최운정 교수(의학과)
마르퀴즈 후즈 후 세계 인명사전 등재 최운정 교수(의학과)
의과대학2015-04-14

“의학은 사람을 만나는 시점부터 인문학이 돼야”

최운정 교수(의학과)교수님의 연구 분야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현재 유방갑상선과 탈장을 전공으로 하고 있습니다. 의과대학 교육에 대한 관심도 많아 졸업 후에는 의학교육위원으로서 활동했으며 최근에는 의학교육백서를 집필하고 있습니다. 저는 또한 현재 원광디지털대학 명상요가 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기도 합니다.요가와 선에 대한 지식을 많이 쌓았을 때 명상과 요가를 유방암 환자들에게 소개하고 힐링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습니다.지난 2004년에는 우리대학병원에서 이광만 교수님과 함께 유방암 환우회인 해바라기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의사가 되고자 하셨나요?

초등학교 때는 법조인이나 고아원 원장이 되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에 대한 동정심이 많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꿈도 변하더라고요. 중학교 때는 미술이나 건축 분야에 관심이 많았지만 담임선생님께서 미래를 생각해 의과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권유를 받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하던 해 진로를 바꾸게 됐습니다.

대학 시절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요?

대학에 다니던 1991년도에 의과대학 학생회장을 했습니다. 의대생이었지만 당시 사회적인 이슈에 관심도 많았습니다. 당시 학생운동으로 수배를 당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만덕산 원불교 성지에서 6개월 동안 유배생활을 했습니다. 그때 저 자신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고 선 생활에 대한 경험을 갖게 됐습니다.

최운정 교수와 본지 강신지 기자가 인터뷰 모습

[최운정 교수와 본지 강신지 기자가 인터뷰 모습]

교수와 의사라는 두 가지 일을 병행하고 계신데요. 우선순위는 어떻게 설정하는지요?

환자가 우선입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임상교수들이 환자를 먼저 생각합니다. 약자니까요.교육에 대해 학생들과 진지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몇몇 교수님들은 2~30년 전 대학에 다니던 때 개혁하고 싶었던 것을 지금의 위치에 와서 실현하고자 하는 경우가 있다 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지나간 개혁안일 뿐입니다.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개혁해야 합니다. 당시 생각한 것을 지금 실현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시대에 뒤쳐진 개혁안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로봇 내시경 갑상선암 수술을 전국에서 5번째로 시행해 세계 인명사전에 등재됐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수술인가요?

통상적인 갑상선 암 수술은 목 앞의 피부를 절개해 수술하므로 목 전면에 흉터가 남아 사회생활이 위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자 겨드랑이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 절개창을 형성, 미용 효과를 높이는 로봇 내시경 갑상선 수술이 개발됐습니다. 다빈치 로봇 팔의 섬세하고 정교한 접근과 로봇 카메라의 3D 입체 시야를 이용하는 수술입니다.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 발전된 세계적 기술입니다.

매년 캄보디아 등으로 의료봉사를 다녀오고 계신데요.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캄보디아와의 인연은 2007년부터였습니다. 몇 번 참여했던 해외의료봉사 경험을 바탕으로 수술을 준비하고 시행한 첫 봉사이기 때문입니다. 2007년에는 큰 아들과, 2009년에는 둘째 아들과 캄보디아 의료 봉사를 다녀왔으며 2010년에는 단장으로 참여했습니다. 2011년, 2012년, 2014년까지 캄보디아와의 인연은 6번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1997년 의료지원을 위한 캄보디아 방문에 서 비행기 사고로 순직한 고(故) 김봉석, 이성민 선생들이 대학과 고교 동문선배들로 학창시절을 같이 보낸 사이였기에 유독 캄보디아가 가슴 한 편에 숙제로 남아있었습니다.
방문할 때마다 선배들의 추모비가 있는 프놈펜 의대 교정을 찾아 헌화합니다. 고인들의 숭고한 뜻을 이어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지속하고 원광의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봉사를 하면서 보람이나 느끼는 바가 있기 때문에 의료봉사를 이어오고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선진사회를 이끄는 마력 같은 힘이 자원봉사라고 합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봉사란 일방적인 단순 시혜가 아닙니다. 참여자들이 느끼는 감동과 보람으로 볼 때 그 이상으로 보답 받는 쌍방향적 소통임에 틀림없습니다. 병원에서 의사로, 대학에서 교수로, 사회적으로는 의료봉사 코디네이터로서 의료봉사는 저를 향한 힐링 프로세싱이라 생각됩니다. 봉사활동은 외과의사로서 아름다운 외도(外道)이자 고인들과의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009년 최운정 교수가 캄보디아에서 의료봉사 모습

[지난 2009년 최운정 교수가 캄보디아에서 의료봉사 모습]

2004년에는 해외의료봉사활동 공로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는데요?

해외봉사는 중국 연변, 아프리카 스와질랜드, 캄보디아, 몽골, 네팔 등으로 총 10회 참여했습니다. 국내봉사는 30회 이상으로 약 40회 이상의 봉사를 이어왔습니다. 우리대학병원에서는 의료봉사 기획 코디네이터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2004년 아프리카 스와질랜드 봉사 당시에는 수술 중 주사바늘에 찔려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에 이즈 이환율이 가장 많은 국가였거든요.
이러한 점 때문에 병원과 보건복지부에서 장관상을 추천 받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해외의료봉사를 계속 이어 가라는 격려와 사명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의료봉사를 하는데 있어 우리대학 봉사단만의 차별화된 부분이 있나요?

우리대학 의료 봉사단은 경험이 많은 의료진으로 구성돼 있으며 첨단 장비들을 준비합니다. 초음파 장비 3대를 준비해 심장, 복부,유방, 갑상선, 탈장, 근골격 초음파, 산부인과 초음파를 시행하며 초음파 스케일러, 세극 등을 비롯해 수술용 기계와 기기들로 현지 환자들을 치료합니다. 과거 의료봉사가 투약 중심이었다면 우리 봉사단의 수준은 고급의료봉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해외의료봉사 모금을 위해 음악회도 진행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며 어떤 주제로 진행하시나요?

그간의 의료봉사는 기획적인 성격이 많았습니다. 병원이나 대학의 예산과 주최에 따라 봉사 일정이 확정되는 바람에 언제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2009년 12월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마친 후 지속적인 후원을 하기 위해 양연식 교수님과 함께 캄보디아 바탐방 친선 후원회 를 결성해 지금까지 4번의 아마빌레 초청 음악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러한 친선 후원회의 음악회 사업과 모금으로 치러진 의료봉사여서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 등 올바른 의사상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각자에게는 전공이 있지만 그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밥이 맛있으려면 반찬이 맛있어야 하듯 전공과목에 필요한 요소들을 융합해야 합니다.의료 분야도 음악치료, 스포츠치료, 의료입문, 의철학 등 다양한 분야가 이미 의료와 융합돼 있습니다. 의학은 자연과학일 수 있지만 사람을 만나는 시점부터 의료는 인문학적 요소도 고려됩니다. 진료실에서 환자와의 관계는 단순한지시 명령이 아니라 배려와 존중, 사랑과 진정, 때로는 깊은 사려와 성찰도 필요한 종합적인 만남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술 자체가 덕성을 갖춘 인문학적 진료지 인술이 따로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의료의 행위에 있어 필요한 것은 공감, 존중, 겸손,창조의 진행 과정입니다. 그 이유는 먼저 공감하고 같이 느껴야하기 때문입니다. 생명체에 대한 존중을 가져야 하고 과학의 세계 앞에 항상 배우는 겸손함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야 새로운 희망을 제안할 수 있는 창조의 힘이 생깁니다. 전문가 집단의 특징은 대체인력이 없다는 것이므로 자율규제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자율규제가 없는 전문가 집단은 무력세력과 같습니다.

의사협회 파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하나의 단체가 존경받고 권위를 인정받으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부적으로는 소통을 통한 화합이 이뤄져야 합니다. 구성원간의 소통이 이루어지면 협동할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외부적으로는 도덕적 투명성이 필요합니다. 한국이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공정하고 정의로워야하고 우리대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의 두 가지 전제가 갖춰져야 합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면 의사협회도 두 가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양 한방 협진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요즘 포괄의료, 전인의료, 통합의료라며 의료에서도 통섭과 융합은 대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양 한방 협진문제에 대해 모범적 대안을 제시하는 곳이 없어 안타깝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대학은 의과대학,치과대학, 한의과대학, 약학대학 등 어느 대학보다 잘 구축된 보건의료 인프라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대학에서 창조적 모범을 보여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에 동감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계신데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의료에 디자인을 접목시키는 것입니다. 학생 때부터 미술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최근에 다시 디자인에 관심을 갖고 책을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소아 환자가 주사를 맞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병원에서는 일률적으로 같은 모양의 주사기를 갖고 있습니다. 이를 디자인과 결합하게 되면 주사기에 사과, 당근, 바나나 모양을 만들어 어린 환자들에게 주사맞자 고 말하는 것보다 바나나 맞자 고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처럼 말입니다.

좌우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낮게 임하소서. 그러면 과학이 구원하리라. 이것이 저의 좌우명입니다. 환자를 볼 때 저의 부모님의 당부이기도 합니다. 높은 위치에 있을 때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항상 말씀하셨거든요. 먼저 겸손하게 대하면 어려운 갈등도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잡한 인간관계도 과학적인 메카니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모든 것은 변한다는 진리가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진리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직업을 투 잡, 쓰리 잡이라고 2~3개씩의 직업을 자랑하지만 직업의 수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초년생으로서 첫 번째 직업이 있고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 두 번째 직업, 세 번째 직업이 있다는 변화적 개념이 있다는 것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있는데 어찌 20년 전 대학졸업 당시의 학위와 기술만으로 20년, 30년 이상을 버티며 살 수 있단 말입니까.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선물 중 하나가 내일 이라는 불확실성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미래에 대한 도전의 기회를 갖게 합니다. 우리가 천재, 영재, 수재는 아닐지언정 창재는 될 수 있습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창의성 발휘가 지금 살아있음을 느끼는 행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대신문 강신지 기자 koas4@wku.ac.kr

출처 – http://www.wku.ac.kr 원광대학교 홈페이지